2025년 현재, 세계 기축통화 체계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미국 달러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로의 점유율 상승과 디지털화폐(CBDC)의 등장으로 인해 국제 금융 질서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달러, 유로, 디지털화폐를 중심으로 2025년 기축통화의 변화 양상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달러의 지속적인 패권과 도전 요인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는 오랜 기간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해 왔습니다.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달러는 국제 결제와 외환보유에서 가장 선호되는 통화였고, 현재도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58%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세는 미국 경제의 안정성과 신뢰도, 거대한 금융시장, 풍부한 유동성 등에서 기인합니다. 하지만 2025년 들어 달러의 독점적 지위에는 점차 균열이 보이고 있습니다. 첫째, 미국의 지속적인 재정적자와 부채 증가가 달러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도 달러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둘째, 지정학적 긴장과 함께 달러 중심 결제 시스템(SWIFT 등)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은 자국 통화를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의 제재 회피 수단으로써 ‘탈달러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현재까지는 달러의 패권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국제 무역과 원자재 거래(특히 석유)의 대부분이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고,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흔들림 없는 기축통화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도전자들에 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유로의 부상과 한계
유로는 유럽연합(EU)의 통합 통화로서 1999년 도입된 이후 꾸준히 그 위상을 높여왔습니다. 2025년 현재 유로는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20%를 차지하며, 달러 다음으로 큰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안정적인 통화정책과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 규모는 유로의 기축통화로서의 신뢰를 높이는 주요 요인입니다. 유로는 여러 장점으로 인해 일부 국가의 외환보유에서 달러를 대체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외교 갈등이나 금융제재에 민감한 국가들은 유로 기반 결제를 선호하고 있으며, EU 내에서 에너지 거래, 항공기 구매 등 주요 산업 거래도 유로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또한 ECB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금융안정성을 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금리정책을 유지하며 유로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로가 기축통화로서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한계도 분명합니다. 유럽 내 정치적 분열, 개별 회원국의 경제력 차이, 그리고 금융시장의 상대적 비활성화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유로존 국가들이 각기 다른 재정정책을 사용하고 있어 통화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결과적으로 유로는 달러의 독점적 기축통화 체제에 도전하는 유력한 후보이긴 하지만, 대체보다는 보완적 역할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향후 EU의 통합이 더욱 공고해지고, 유로존의 재정통합이 진전된다면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은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화폐의 등장이 가져온 패러다임 전환
2025년 현재 기축통화 체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확산입니다. 특히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본격적으로 국제 무역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도 디지털 유로, 디지털 달러 발행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법정화폐 기반 기축통화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CBDC의 가장 큰 장점은 신속하고 저렴한 결제 시스템입니다. 기존의 SWIFT 시스템이나 은행 간 결제 구조는 느리고 복잡한 반면, 디지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합니다. 특히 개도국에서는 CBDC가 은행 접근성이 낮은 인구에게 금융포용을 제공하며, 탈중앙화된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5년 현재 디지털 위안화를 기반으로 아세안,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무역에서 기존 달러 대신 디지털 통화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 중동국가들과의 에너지 거래에서도 CBDC가 실험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탈달러화와 맞물려 디지털화폐가 미래 기축통화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만 디지털화폐가 기존 기축통화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사이버보안 문제, 개인 정보 보호 우려, 국가 간 시스템 연계의 어려움 등 기술적·제도적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디지털화폐가 기축통화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으며, 향후 10년 내에 글로벌 통화 지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2025년의 기축통화 체계는 달러의 지속적인 우위 속에서 유로의 보완적 성장과 디지털화폐의 혁신적 도전이 공존하는 과도기적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환경의 변동성과 함께 통화 패권은 더 이상 하나의 통화에만 의존하지 않는 다극화 구조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축통화의 변화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국제 경제를 이해하는 핵심이 될 것입니다.